입력:23/11/25수정:24/08/17
사후확증편향
설명하기에 앞서서 우선,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미국 병사들을 주제로 한 많은 연구들을 토대로 실시한 다음의 문헌연구 예시들을 읽어보기로 하자.
-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전쟁 상황에 적응하기 어렵다. 즉, 엘리트 지식인들일수록 거리의 약삭빠른 건달들보다 전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 미국 북부 출신의 병사들에 비해 남부 출신의 병사들이 더운 날씨 속에서의 전투상황에 더 잘 적응한다.
- 인종차별로 인한 억압이 성취동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 백인 병사들이 흑인 병사들보다 승진과 진급에 더 관심을 보인다.
- 남부 출신 흑인 병사들은 북부 출신의 백인 장교보다 남부 출신의 백인 장교를 더 선호하는데, 이는 남부 출신의 백인들이 흑인과 상호작용하는 데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위에 정리된 내용들은 "누구나 알 법한 뻔한 상식" 이라고 생각되게 마련이다. 연구자들이 이런 당연한 상식들을 밝혀내기 위해 비싼 연구비를 꼬박꼬박 타 갔다는 것이 괘씸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지? 하지만 위에 적힌 진술들은 실제 실험을 통해 밝혀진 결과와는 완전히 정반대이다. 교육받지 못한 사람일수록 전쟁 상황에 적응하기 힘들어했으며, 남부 출신이라 해도 열대 지방에서의 전투력 유지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또한,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승진에 더 열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스운 사실은, 만약 우리가 실제 밝혀진 사실들을 '먼저' 접하게 된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역시 "당연한 거 아니야?"와 같은 반응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정리하자면 콜럼버스의 달걀의 편향 버전. 즉 사후판단 편향이란, 과학자들에 의해 어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그럴 줄 알았어", "당연한 거 아냐?", "우리 할머니도 알고 있을 상식인데 저딴 것을 연구한다고?" 와 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심리학자들은 미래에 대한 부정확한 예견과 과거 사실에 대한 잘못된 기억이 사후판단 편향을 초래한다는 것을 밝혀냈다